집을 다시 나오게 되면서
January 22nd, 2008 by
zingle
어제는 신촌에서 지낼 방을 가계약을 했다. 지난 주 부터 계속해서 방을 구하러 뛰어 다녔고, 생각보다 비싼, 그리고 생각보다 적은 빈방 때문에 이래 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사실 엄밀하게 얘기하면 집에서 통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대학원에 오면서 세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좀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놓고 싶었기 때문에 신촌에서 방을 구하기로 한 것이었다.
신촌으로 다시 나오는 것에 대해서 부모님의 반대가 좀 있었는데, 위에 얘기했던 이유를 잘 설명드리고 허락을 받았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던 이면에는 솔직히 나와서 살다가 다시 부모님과 살면서 사소하게 부딪히는 것들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그런데 어제 아침을 먹고 마루에서 잠시 뒹굴고 있는데 엄마가 지나가는 말로 하신 말씀이 가슴에 와서 박혔다.
“아이고, 우리 아들 이제는 장가갈 때까지 좀 데리고 사나 싶었는데, 또 헤어지는 구나…”
몇 년간 떨어져 살던 아들이 지난 몇달간 집에서 뒹굴거리는게 못마땅하셨지만, 내심 집에 북적거려서 좋아하시는게 보였는데, 나는 나만을 위해서 또 집을 나가려고 했었다.
갑자기 아무 말도 할수가 없었다. 오전부터 오후까지 방을 구하러 다니는 내내 마음이 짠했다. 결국은 가계약을 하고 나서 바로 연구실을 나와서 레드망고를 한 통 사들고 집으로 향했다.
집으로 가는 내내 고민을 했지만, 결국 하루 종일 짠했던 내 마음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꺼내지는 못했다. 대신 집앞에서 이제 학교에서 출발한다고 전화드리고는 바로 초인종을 누르는 사소한 서프라이즈로 대신했다.
언젠가 선배형과 우리가 열심히 하게 되는 동기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었다. 그 중에는 스스로가 잘 되고 싶은 욕망도 주요하지만, 주변의 기대, 그 중에서도 부모님의 기대가 가장 컸었다.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자. 조금 더 착한 아들이 되자.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엄마와 아빠가 나를 위해서 희생한 것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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