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의 흥미로운 제안 - 해적판을 통한 저작권자의 수익창충
August 30th, 2008 by
zingle
유튜브에서 저작권이 있는 동영상에 video ID를 붙여서 저작권 침해 동영상을 구분한다는 뉴스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 (이 기술 자체도 매우 흥미로운 기술이다.) 이를 이용해서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물론 그것도 저작권자의 요청이 있으면 가능하다) 그 해적판을 통해서 광고를 판매하고 수익금을 나눠갖자는 제안을 하고 있다고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누가 드라마 Lost를 유튜브에 올린다면, 저작권자는 그 동영상의 삭제를 요청할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유튜브에서 그 동영상을 보면서 발생한 광고 수입을 나눠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컨텐츠는 그것을 생산한 사람의 소유이다. 하지만, 인터넷의 세상에서는 그러한 권리를 20세기 처럼 지켜내기는 쉽지 않다. “공유의 정신”이 잘못 해석되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시대의 커다란 흐름을 막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 그렇다면 새로운 흐름에 걸맞는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훨씬 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닐까? 무엇보다도, 자발적으로 자신들이 생산한 컨텐츠를 찾는 사람들을 범죄자로 만들고, 자신들의 프로그램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어 주는 사람들을 상대로 고소한다는 것 자체(게다가 보통 그들은 그걸로 큰 돈을 벌지 못했으므로, 매력적인 보상을 해주지도 못한다.)에 모순이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유튜브가 제안하는 새로운 모델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해적판의 범람을 유튜브에서 막을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 하다. 아무리 막아도 볼 사람들은 다 볼 것이다. 그렇다면 유튜브에 올라오는 해적판을 살려두고 그것을 통해서 또 다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시대의 큰 흐름에 적응해 나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꼬랑지로 우리나라의 경우를 살펴보자.
항상 답답하게 여기는 건데, 방송국에서는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여 드라마/쇼 프로그램의 동영상 배포를 막고, 홈페이지의 “다시보기 서비스”를 볼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후 1시간이 흐르면 온갖 사이트에서는 버스(해적판 동영상을 가리키는 은어. 혹은 기차, KTX 등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가 돌아 다닌다. 그리고 온갖 웹하드에 순식간에 업로드 된다. 이 파일들은 보통 HD화질까지는 아니어도 꽤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 최소한 방송사 홈페이지에서 500원 내고 보는 동영상 보다는 훨씬 좋다. 게다가 방송사 홈페이지에서는 다음날 오후는 되어야 볼 수 있다.
자, 이제는 고객인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저녁 약속 혹은 다른 일로 보지 못한 프로그램을 화질도 훨씬 좋고, 신속하고, 게다가 공짜이기까지 한 해적판 동영상과 “정품”이긴 하지만, 화질도 떨어지고, 느리고, 게다가 돈까지 내야 하는 다시보기 동영상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맞겠는가? “정품”이라는 윤리적인 만족 외에는 아무런 메리트도 없는 것을 다수의 대중이 선택할까?
내가 생각했던 대안은 이렇다. (누가 이걸로 돈 벌면 좀 떼어주셈..굽신굽신..) 방송국은 본 프로그램의 방송이 끝나자 마자 혹은 방송시가느이 50%가 지난 다음에 다시 보기 서비스를 시작한다. 가격은 무조건 500원이다. (내가 보기엔 이게 간단한 쇼프로나 드라마 1회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인 듯) 화질은 초고화질, 고화질 다 가능하다. DRM같은 건 걸지 않는다. 그거 건다고 방송국도 돈들고, 어짜피 해적판은 돌아다닐꺼… 그냥 통 크게, 다 보시고 여자친구도 주고, 친구한테도 주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아들내미에게도 많이 많이 보여달라고 부탁한다. 대신 시작과 끝….혹은 중간에 간단하게 광고를 붙이다.(중요한 포인트다. 간단한거…. 광고가 많이 붙으면 보는 사람 짜증난다. 결국 누군가가 띄어낼 것)
이 방법이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일단 해적판과의 경쟁에서 신속성과 화질면에서 동급이나 우위를 점하여 경쟁력을 가질 수있다. 신속성이야 방송국껀데 머… 화질도 그렇고…
2) 가격을 낮게 책정함으로써 버스를 타려고 하는 많은 사람들을 “정품” 사용자로 유도할 수 있다. 솔직히 버스(해적판 동영상) 기다리다가 타기 무지 귀찮다. 본인은 DC에서 가끔 타는데, 인기 있는 건 금방 버스 떠나 버리기 때문에(보통 다운로드가 20명 혹은 100명까지만 가능하다)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한다. 게다가 많은 경우에 웹하드는 빠른 다운로드를 위해서 조금이나마 돈을 내야 한다. 이런 사용자들은 (동일한 서비스라면) 약간의 윤리적인 만족감을 더 느낄 수 있는 “정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
어쩌다 보니 내내 생각하고 있던 “다시보기 서비스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제안”으로 흘러버렸는데, 아무튼 유튜브의 새로운 제안은 “이미 엎질러진 동영상 공유의 흐름”에서 모두가 윈윈하는 방법을 잘 찾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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