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nuary 20th, 2007 by
zingle

작년 한 해 가장 인상깊게 본 영화를 골라야 한다면, 단연 이터널 선샤인(Eternal Sunshine)을 꼽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는 친구의 강추에 다운은 받아 놓고도 하드 속에 방치해두다가 심심해서 꺼내본 영화였다. “짐 캐리와 케이트 윈슬렛이 주연? 흠… 웃기고 퉁퉁하고…머 그런 영환가?” 싶었지만, 사실 이 영화는 진지 청년 짐과 날씬녀로 변신한 케이트 누님의 인상깊은 연기와 상당히 신선한 상상력을 보여준 영화였다. (안보신분은 꼭 보시길…나처럼 다운 받지 말고 돈내고…–V)
아무튼! “수면의 과학”이라는 (대충대충) 다음, 네이버, 그리고 블로그 스피어를 스캔하는 내가 듣도 보도 못했던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위에 이터널 선샤인을 강추했던 친구가 같은 감독(Michel Gondry, 미셀 곤드리라고 읽어야 하나?) 작품이라고 일러줬었기 때문이다. (근데 지금 찾아보니까 글이 꽤 많다. 다 어디서 나온겨? –;; )
스토리는 머, 한 남자가 이웃에 이사온 여자랑 사랑에 빠진다는 머 그렇고 그런 얘기다. 아, 그런데 이 남자에게는 한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 꿈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이다. (무슨 말이냐면, 꿈 꾼 내용과 현실을 헷갈려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약간의 몽유병까지… ) 그리고 굉장히 독특한 그림을 그리고, 발명품을 만들어 낸다. 사실 스토리를 쓸려니 별로 쓸말이 없다. 영화의 긴장감이 떨어지거나 지루하거나 한 것은 아니고, 또 결론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사건에서 나름대로 공감하고 느끼는 바가 있었는데, 그건 말로 설명하기가 쫌 어렵다. (사실은 좀 귀찮다. –v )
이 영화에서 가장 상큼한 것은 바로 주인공 남자, 스테판의 꿈 속 이야기와 그의 발명품들이다. 영화 보는 내내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끊이지를 않았다.

(*이 사진을 보니 갑자기 데몰리션맨에서 샌드라 블록이랑 실버스타 스탤론이 썼던 헬멧이 생각난다는… 물론 그거랑은 완전히 다른 헬멧임)

(*무..물론 꿈 속의 모습이다. 그런데 저 털옷이 상당히 잘 어울린다. ㅋㅋ)
덧…
그런데, 이 영화를 분명히 봐야겠다라고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순전히 우연이었다. 동생이랑 점심을 먹고 나서 보니 저녁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다. 장갑을 사고 머리(카락)을 자르고 시간을 죽여야 겠다는 생각에 강남가는 버스를 타려고 가다가 괜히 종로4가에서 2가까지 걸었었다. 버스 정류장 근처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하나 사먹고 쭐래 쭐래 버스 타러 가다가 문득 고개를 왼쪽으로 돌린 순간, 갑자기 “수면의 과학” 이라는 글자가 크게 들어왔다. 아… 맞다 씨네코아에서 한다고 했지! (현재는 이름이 스폰지 인 듯) 그리고는 오늘 미루면 못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바로 표를 샀다. (오랜만에 혼자 보는 영화라 그런지 막 설레이기도 했다. 홍보를 많이하는 것 같지도 않고, 평일이라 사람이 별로 없을 듯 했는데, 그래도 꽤 많은 사람들이 같이 봤다. 실업대란 때문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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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9th, 2007 by
zingle
집에 가서 할일이 많다는 후배를 꼬셔서 영화를 보고 들어왔다. 간만에 외출이라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목적이기도 했고, 요새는 왠지 눈에 띄는 영화가 잘 없어서 그랬는지, 일단 영화관에 가서 시간에 맞춰서 고른 영화가 데자뷰였다.

사실 선택의 이유는 단 두가지였다. 상영 시간이 좋았고, 덴젤 워싱턴이 나오고. 그냥 스릴러 액션 영화를 기대하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었는데, 이건 그냥 보기는 좀 어려운 영화였다. 어쩌면 내가 괜히 그렇게 받아 들인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냥 영화의 얘기를 다 인정하면, 백투더 퓨쳐처럼 편하게 볼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일단 시간 여행의 개념과 역사의 분기, 그리고 이로 인해 발생하는 파라독스에 대해서 많이 고민했다. 밑에는 약간 스포일러 성이 있으니 보기 싫으면 안보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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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9th, 2007 by
zingle
교보문고(생명?) 빌딩에는 항상 좋은 글귀를 대형 포스터로 제작하여 걸어 놓고는 한다. 오늘 낮 광화문 거리를 걷다가 교보문고 빌딩에 붙어 있던 글귀가 내 눈을 끌었다.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안도현님의 너에게 묻는다가 떠오르는 글귀였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씀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나는 얼마나 뜨거운 사람이었던가? 나는 받는 것을 생각치 않고, 스스로를 태워 뜨겁게 사랑했는가? 나는 너에게 뜨거운 연탄 한 장이 되고 싶은 것인가?
후배랑 저녁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처지가 남에게 조언할 처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남일에 감놔라 배놔라 하는 성격 못 버리고 또 알량한 말을 쏟아냈다. 지리한 말들의 결론은 결국 현재에, 현재 너의 감정에 충실하라라는 거였는데, 나는 그렇게 살고 있는지 반성이 된다.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좋지 않은 버릇은, 왜 안될 것인지에 대해서 너무 많이 생각하는 것이다. 왜 될 것인지, 왜 되어야만 하는지, 내가 얼마나 간절히 원하느냐 보다는, 왜 안될 가능성이 많은지, 어떤 어려움이 기다릴 것인지를 생각하는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 그리곤 소극적으로 깨작깨작 거리다가 안되면, “거봐, 이럴 줄 알았다니깐!”한다. 비겁하다.
세상에는 머리로 접근해야 하는 일과 가슴으로 접근해야 하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설계하고, 재테크를 하고, 일을 할 때에는 머리를 써야겠지만, 그 외의 분야, 특히 개인적인 인간관계는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옳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실 나쁜 인간의 머리로 아무리 따져도, 결국 복잡한 인간관계의 정답을 구하지는 못한다. 그럴 때는 내 가슴과 무의식의 판단을 믿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 면에서 더욱 경제적이기도 하다.
연탄은 스스로를 불태우고 결국 한 의 재가 되고, 버려진다. 하지만 연탄은 뜨거운 가슴으로 스스로를 불태웠기에,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후회하지 않는 삶이라면,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내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이 될 수 있는 사람이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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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2th, 2007 by
zingle
쓸쓸하던 그 골목을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지금도 난 기억합니다
사랑한다 말 못하고
애태우던 그날들을
당신은 알고 있었습니까
철없었던 지난 날에
아름답던 그 밤들을
아직도 난 사랑합니다
철없던 사람아
그대는 나의 모든것을
앗으려 하나
무정한 사람아
수줍어서 말 못했나
내가 싫어 말 안했나
지금도 난 알 수 없어요
이 노래를 듣는다면
나에게로 와 주오
그대여 난 기다립니다
무정한 사람아
이 밤도 나의 모든것을
앗으려 하나
철없던 사람아
오늘 밤도 내일 밤도
그리고 그 다음 밤도
영원히 난 기다립니다
가끔은 우연히 좋은 노래를 발견하게 된다. DW군이 문양 표절의혹 원곡을 찾아보다가 찾아낸 노래. 가사와 노래가 참 좋다. 여기에는 가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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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1th, 2007 by
zingle
너를 기다리는 동안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하나도 다 내게 온다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안다
세상에서 기다리는 일처럼 가슴 애리는 일 있을까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라 와 있는 이 곳에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모든 사람이
너였다가
너였다가, 너일 것이었다가
다시 문이 닫힌다
사랑하는 이여
오지않는 너를 기다리며
마침내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간다
아주 먼데서 나는 너에게 가고
아주 오랜 세월을 다하여 너는 지금 오고 있다
아주 먼데서 지금도 천천히 오고 있는 너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도 가고 있다
남들이 열고 들어오는 문을 통해
내 가슴에 쿵쿵거리는 모든 발자국 따라
너를 기다리는 동안 나는 너에게 가고 있다
몇일동안 짐을 싸고, 다시 이틀에 걸쳐서 짐을 풀고 정리를 했다.
몸이 쑤시고 피곤하지만, 서랍속의 오래된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수능 끝나고 친구들과 스키장에서 찍은 사진을 발견하고는 감회에 젖기도 했고, 생일 때 받았던 마음이 담긴 작은 카드나 메모들, 그리고 편지들을 읽으면서 마음이 짠해지기도 했다. 아, 오늘 발견한 사진 중 하나는 반드시 스캔해서 올리리라. 최근의 나만 본 사람들은 그 날렵한 모습에 다들 놀래버릴지도…ㅋㅋ
그 중에 남이 써준 일기장에 써준이가 곱게 접어서 남겨 준 시 하나가 있다. (위에 시)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시이니까, 잘 읽어보라는 메모가 한 귀퉁이에 남아 있다. 이 시가 낯설지는 않은데, 그 일기장을 선물 받으며 이 시를 감명깊게 읽었는지는 모르겠다. 어쩌면 그 때는 열병에 걸려 이 정도의 싯귀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오늘의 나에게는 분명 가슴 깊이 와 닿는다.
아, 기회가 닿으면 오늘 찾은 사진들 스캔해서 올려야겠다. 최근의 나만 본 사람들은 아마 그 날렵한 얼굴에 놀랄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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