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The Catcher in the Rye) by J. D. Salinger
December 28th, 2006 by
zingle
#1
아마 9월 중순쯤에 학관에서 하는 책 할인 행사에서 해석이의 권유에 충동적으로 집어들었었다. (그 때 산 책 3개 중 다 본 것은 아직 이것이 유일하다.–V) 나는 그 때 아마 해석이한테 “좁은문”을 추천했었는데, 정작 책을 권한 나는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사촌 누나에 대한 집착적인 사랑을 하는 남자아이의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좁은문과 함께 있던 전원교향악이랑 배덕자랑 내용이 섞여서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2
개인적으로 “호밀밭의 파수꾼”과 같은 소설류를 사랑한다. 이런 소설류가 어떤 소설류냐고 묻는다면, 사람의 (불안정한) 심리 상태에 대해서 끝없이 묘사해 나가는 일종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까? 데미안이라던가 하는 그런 소설들 말이다. 성장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굳이 청소년기에서 청년기에 걸친 이야기일 필요는 없다. 단지 불안정한 심리상태에서 파국이던 해피엔딩이던 간에 결말로 치닺는 과정에서의 심리묘사가 즐거울 뿐이다.
그런 부분에서 이 책은 상당히 즐거웠다. 짬짬이 읽기 시작한게 어제 오후인데 벌써 다 읽었으니 말이다.
#3
이 책은 고등학교에서 (벌써 여러번째) 퇴학을 당한 홀든이 충동적으로 뉴욕으로 돌아가 몇일동안 방황한 얘기를 쓰고 있다. 세상의 온갖 부조리를 보면서 당황하는 이 소년은 세상을 미워하고 증오한다. 지금 이 세상에서 그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그리고 그가 모든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것은 세상의 때가 묻지 않은 그의 동생들, 앨리와 피비 뿐이다. 앨리는 이미 죽었지만, 그는 동생의 아름다운 마음에 대한 찬사를 반복한다. 피비는 겨우 열두살이지만, 지적이다. 허름한 호텔에서 방황하는 순간에도 홀든은 그녀와 대화를 하고 싶어한다. 세상을 미워하는 그의 태도도 피비앞에서는 무너진다. 서부로 도망가겠다는 오빠의 쪽지에 자기도 따라가겠다며 짐을 싸들고 나오는 피비 덕분에 홀든은 무모한 계획을 접게된다.
#3
오리엔탈리즘의 역자인 박홍규씨가 역자의 변에서 던진 외국 문학서의 번역에 대한 비난 때문에 요즘 외국 문학의 번역에 대해서 관심이 조금 있었는데, 사실 내가 읽은 이 책도 잘한 번역은 아닌 것 같다. 홀든은 계속해서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나 사물들에 대해서 비난하고 욕하는데, 그런 욕들이 풍부한 우리네 욕으로 잘 번역되지 않았다. 영어로 Shit!이라고 했는데, 똥같이! 이런 식의 번역 말이다. 사실 그게 쉬운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조금 더 다듬었으면 중간중간 “아하! 원래는 이런 표현이었군!” 이라는 생각 때문에 방해받지는 않았을 것이다.
엥? 당연히 영어로 읽었겠지 생각했는데…
(본인은 영어로 읽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얘기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는)
학관앞에서 파는 책들이야 대부분 우리말 책이잖어 ㅎㅎ 영어로 읽었어면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고 ㅎㅎ 함 구해봐야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