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이상문학상 작품집

Posted by zingle on July 18, 2010 in Blog | Short Link

책장을 흘낏 쳐다보니 아마 2003년이었나보다. 메마른 회사 일에 지쳐가던 중, 이래서는 안되겠다. 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영양분 섭취가 필요한 것처럼 인간으로 남기 위해서는 소설을 읽어야 겠다고 생각하고는 서점에서 문득 “이상문학상 작품집”을 집어들었던 것이.

일단 번역서는 제외했다. 번역을 하면서 작가의 말과 의도가 뭉그러지기도 할 뿐더러 나에게 필요했던 것은 고집스레, 가끔은 지리할 정도로 우리말로 사람과 세상을 묘사하는 것이었으므로.

그리고 매년 빼먹지 않고 읽어왔다. 올해는 신년이 되고 주문했던 책들 중 하나였는데, 이래저래 바쁜 일상을 핑계로 이제야 읽었다.

이상 탄생 100주년이라는 올해에는 “아침의 문”으로 박민규씨가 대상을 받았다. “한국 소설 문단에 새로운 기풍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작품을 선정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선정했다는데, 머 딱 그런 것 같다. 삶과 죽음이 맞닿는 부분은 흥미로웠고 재미있었고,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 수 있었다.

너무 무거워서 건너뛴 심사평들처럼 형식주의 어쩌고 하면서 적을 만한 깜냥은 안되지만, “빨려 들수 있었다” 정도면 나에게서 나갈 수 있는 가장 좋은 찬사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리고 작품집의 다른 작품들은 지루한 작품도 있었고, 역시 빨아들이는 작품도 있고 그런, 딱 좋은 구성이었다. 아, “달려라 아비”를 쓴 김애란 작가의 작품도 우수상으로 같이 실려 있었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김애란 작가의 달려라 아비를 읽고 이 작가 이름을 기억해 둬야겠다 싶었는데, 정작 그 책 내용은 하나도 생각이 안난다. –;;)

방금 좀 웃긴 사실을 발견했는데, 우수상이 책에 실린 순서가 “등단 년도” 순서다. 머… 나이 순 보다야 좀 더 합리적일지도 모르겠으나, 저 바닥도 “위계질서”라는게 엄격하구나… 라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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